청라신도시내과

짜게 먹지 않는데 혈압이 높다면? 국, 찌개, 김치 속 '숨은 나트륨'의 함정

평소 싱겁게 먹는다고 생각하는데도 혈압이 조절되지 않아 고민이신가요? 한국인 식단 속 예상치 못한 나트륨 공급원과 건강한 식습관 관리법을 알아봅니다.

진료실에서 혈압 수치를 확인하시고는 고개를 갸웃하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원장님, 저는 집에서 요리할 때 소금도 거의 안 넣고 정말 싱겁게 먹는 편인데, 왜 혈압이 높게 나올까요?” 라고 물으시죠. 특히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분일수록 이런 결과에 더 당황하시곤 합니다. 최근 저희 의원이 있는 인천 서구 청라 지역 주민분들께서도 건강검진 후 비슷한 질문으로 많이 찾아오시는데, 이럴 때 저는 환자분의 평소 식단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여쭤보곤 합니다.

답은 의외로 우리가 매일 먹는 한식의 특성 속에 숨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국물 없으면 밥을 못 먹어요"

한국인의 밥상에서 국이나 찌개는 빠질 수 없는 메뉴입니다. 하지만 바로 이 뜨끈한 국물이 나트륨의 주된 공급원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짠맛을 내는 소금(염화나트륨)의 '나트륨' 성분은 우리 몸의 체액 균형을 조절하는 필수 미네랄이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액 속으로 수분을 끌어들여 혈액량을 늘리고 혈관 벽에 가해지는 압력을 높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혈압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이죠.

제가 진료실에서 자주 드리는 말씀 중 하나가 "건더기 위주로 드시고 국물은 남겨보세요" 입니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육개장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찌개류 1인분에는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나트륨 섭취 권장량(2,000mg)에 육박하거나 이를 훌쩍 넘는 양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직접 간을 세게 하지 않았더라도, 국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장류(된장, 고추장, 간장)와 각종 조미료에 이미 상당량의 나트륨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김치와 젓갈, 장아찌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김치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김치는 훌륭한 발효식품이지만, 절이는 과정에서 다량의 소금이 사용됩니다. 배추김치 몇 조각만으로도 적지 않은 나트륨을 섭취하게 되죠. 밥 위에 젓갈이나 장아찌를 조금 올려 먹는 습관 또한 총 나트륨 섭취량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직접 소금을 뿌리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저염식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진짜 저염식의 시작은 내가 먹는 음식에 얼마만큼의 '숨은 나트륨'이 들어있는지 인지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정확한 내 몸의 상태를 아는 것이 관리의 첫걸음입니다

“그럼 이제 국물이나 김치는 아예 먹지 말아야 하나요?” 라고 걱정하며 물어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극단적으로 식단을 제한하는 것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지속하기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조절과 균형입니다.

혈압이 높게 측정되었다면, 먼저 이것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속적인 문제인지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병원 환경에서 긴장하여 혈압이 높게 나오는 '백의 고혈압'일 수도 있고, 반대로 병원에서는 정상이지만 평소에 높은 '가면 고혈압'일 수도 있습니다.

저희 같은 소화기 내과 전문의 2인이 진료하는 의원에서는, 필요에 따라 24시간 활동 혈압 검사를 통해 하루 동안의 평균적인 혈압 변화 추이를 관찰하기도 합니다. 또한 혈액 검사나 소변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통해 고혈압으로 인해 다른 장기에 무리가 가고 있지는 않은지, 혹은 고혈압을 유발할 만한 다른 기저 질환은 없는지 종합적으로 확인합니다. 이러한 객관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에 맞는 생활 습관 교정 방향을 설정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게 됩니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질문들 (Q&A)

Q1. 혈압약은 한 번 먹기 시작하면 평생 먹어야 하나요?

A.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혈압은 '완치'의 개념보다는 '관리'하는 질환에 가깝습니다. 약물 치료와 함께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체중 감량 등 생활 습관 교정을 꾸준히 병행하여 혈압이 안정적으로 조절된다면, 전문의의 판단하에 약물의 용량을 줄이거나 중단을 고려해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임의로 약을 끊는 것은 혈압이 다시 급격히 상승하는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해야 합니다.

Q2. 저염식 말고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다른 식습관이 있을까요?

A. 물론입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 것만큼이나 칼륨 섭취를 늘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륨은 몸속의 나트륨을 배출시켜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을 줍니다. 칼륨이 풍부한 식품으로는 시금치, 버섯, 감자, 바나나, 토마토 등이 있습니다.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혈압 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분은 고칼륨혈증의 위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료진과 상담이 필요합니다.

Q3. 운동은 어느 정도로 해야 효과가 있나요?

A. 걷기, 조깅, 자전거 타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5회, 한 번에 30분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너무 무리한 고강도 운동보다는, 약간 숨이 차고 땀이 날 정도의 중강도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혈압 관리에 더 효과적입니다. 운동 시작 전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는 운동 강도와 종류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건강한 습관이 가장 좋은 처방입니다

고혈압은 뚜렷한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라고도 불립니다. 짜게 먹지 않는다고 안심하기보다는, 내가 무심코 섭취하는 국물, 김치, 가공식품 속 숨은 나트륨에 대해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부터 국그릇의 크기를 조금 줄여보거나, 식사 시 국물을 반만 남겨보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러한 작은 습관의 변화가 당신의 혈관 건강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혈압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측정되거나 관련하여 궁금한 점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내과를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 보시길 바랍니다.


글쓴이: 청라나눔내과의원 소화기 내과 전문의
소화기 내과 전문의 2인이 위·대장 내시경, 초음파 클리닉, 국가건강검진 및 채용검진, 만성질환(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을 진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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